늦여름 寧國寺에서 -

(11) 山

1년전 아빠가 생일선물로 주신 <이야기하는 그림>을 여기 와서야 다 읽어보게 됐다. 언론매체에 실렸던 글을 모아놓은 거라 약간은 계보위주, 가십위주이긴 하지만 한국 근.현대 미술과 미술가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되었다.
유영국 <산> 송수남 <산과 강>
유영국 <산>(왼쪽), 송수남 <산과 강>(오른쪽)

유영국의 <산>이 보여주는 색채와 형태의 간결함, 그것은 숭고하기까지 했다. 숲의 어둠, 좌우로 갈라져 빛나는 산등성이, 하늘을 향해 팔벌린 나무들의 즐거운 함성, 하늘과 산을 비추는 파란 물의 고요... 내가 산과 숲, 나무에서 느낀 모든 것들을 어우르고, 정제해서 뽑아낸 하나의 보석 같았다. 몇가지 색과 형태만으로 이렇게도 산을 화려하게 그려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먹빛만으로도 장엄하고 변화무쌍한 산의 모습을 그려낸 송수남의 <산과 강>에서는,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새어나왔다. 검은 색면의 압도, 그로 인해 더욱 눈부신 강과 하늘, 몇번의 붓질로 완성되었을 나무와 섬의 완벽한 형체, 오른쪽 아래 자리잡은 작은 마을과, 그에 반해 더 웅장해지는 산과 강의 장엄함...

2000.08.26

<< previous |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