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자유를 위한 변명
비가 그쳤다. 은행나무는 며칠동안 내린 비를 온몸으로 빨아들이고 축축한 생기를 뿜고 서있다.
진성스님 서가에 있던 홍신자의 <자유를 위한 변명>을 읽었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그중 사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본다. 자신과 삶과 우주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자유로와지는 것에 관해 그녀는 쉬운 언어로 더없는 가르침을 주었다.
걷히지 않을 것만 같던 회색 구름이 비켜나고 푸른 하늘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언제나 삶은 어렵긴 하겠지만.
숲속에서 묶여있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러가지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산산이 흐트러놓는다.
욕망의 대상에는 이러한 근심걱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것이 내게는 재앙이고 종기이고 화이며, 질병이고 화살이고 공포다.
이렇듯 모든 욕망의 대상에는 그와 같은 두려움이 있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전에 경험했던 즐거움과 괴로움을 내던져버리고, 또 쾌락과 우수를 떨쳐버리고
맑은 고요와 안식을 얻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불교 경전 <숫타니파타> 中
2000.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