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寧國寺에서 -

(2) 비구니 스님들

비구니 스님들 세분이 오셨다.
스님들이라 그런지 다른 사람들처럼 큰소리로 떠들지 않고
산벌레가 날개를 비비듯 '스스스스.르르르...'
이렇게 낮게들 말씀하신다.

죽음과도 같은 평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진흙에서 나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기어 요염하지 않고
가운데는 통하고 밖은 곧으며
넝쿨도 없고 가지도 없으며
향은 멀리 더욱 맑으며
정정하여 조촐히 섰으니
가히 멀리서는 바라볼 수 있어도
가까이서 매만질 수 없다

- 주돈이 <愛蓮設>

인간의 몸체가 꽤나 부담스럽다.
쓸데없이 큰 몸집, 엉성한 동작과 둔감함..
고양이처럼 살고싶다.
경계하고, 호기심을 갖고,
잽싸게 낚아채고, 죽이고, 소리없이 도망가고...
피를 입에 묻힌채 먹어치우고, 사랑하고, 울고...

200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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